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Woman Is the Future Of Man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나특한님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글입니다.)

요새는 영화를 보는 족족, 실패하는 느낌입니다.
(그래봤자, 지금 두 번째 투덜거림이지만, 두 번 연속이라구요!)

그나마 건진 영화라곤, 아라한 장풍대작전 정도이고, 효자동 이발사과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정말 실망입니다.

이제 홍상수 영화를 보면 슬슬 지겹기 시작합니다.
형식이나 내용 등 어떤 면에서건 전혀 새롭지도, 훌륭하지도 않습니다.
개발도상에 있던 국가가 성장을 멈췄다는 느낌일까요.
온전한 스타일을 구축하지도 못했으면서 제 자리에 눌러앉는 듯 보입니다.

1. 재미도 없습니다.
그저, 살도 찌고 약간은 어색하기도 한 유지태의 뚱한 연기가 가끔씩 웃음을 줄 뿐입니다. 원래 홍상수가 "일상성"을 돋보이게 하는 감독이라고 말하면 할 말 없습니다만, 이런 식의 일상성이라면 안 돋보이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2.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합니다, 라기보다는 더 심해졌네요.
홍상수나 김기덕은 여자를 어떤 존재로 파악하고 있는 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 라면 남자의 미래는 수동적이고 섹스 외에는 의미없는 것인가,라고 생각하게 할 정도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은 고민도 없고 갈등도 없습니다.
그냥 욕망의 도구이자 욕망 자체인 것 같습니다.

3. 공감할 수 없다.
홍상수의 특성 중의 하나가 '일상성'에 있고, 그 일상성으로부터 "아, 맞아!"라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이번 영화는 왠일인지 조금도 공감할 수가 없는, 형식만 일상적일 뿐인 영화입니다.
공감도 증가를 목표로 집어넣은 듯한 에피소드인 다리털 에피소드는
"피부가 너무 부드러워요"와 "다리에 털이 많네요"가 극적인 대비를 보여주지만, 그렇게 피부에 와닿지 않습니다.

강간을 당하고도, 주저없이 "나 강간당했어,"라고 말한다던지 옆방에서 조금전에 섹스를 마치고 돌아온 선화에게 "빨아줘,"라던지 하는 등 성적인 관념을 비롯해서,
그들의 만남과 헤어짐, 현재의 관계, 그들의 사고방식, 등등등 하나에서 열까지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들은 "고민하지 않는 존재"이니까요.
고민하지 않고, 주어지는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고민이라면 마지막 장면에 "나 너젯밤에 한숨도 안잤어"라는 대사 정도일까요.
그리고 학생과 잠자리를 가진 이유로 학교에서 짤리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정도일까요.
캐릭터들이 매력이 없다구요.


무엇보다, 섹스하면서 말 많이 하는 남자는 질색입니다.
더군다나, 좋아? 라니요. 흠.

그들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7년만에 만나서 이 꼬락서니라니.

다 개새끼들이야. 응, 아무 고민도 없이 욕망만을 좇아가는 것은.

아참, 제목과 포스터는 정말 끝내주게 잘 만든 것 같습니다.
제목도 뭔가 화악~ 끌리는 것이 있고, 포스터나 티져포스터 모두 잘 만들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홈페이지는 별로구요.
by Lucifer | 2004/05/10 15:15 | Show me! | 트랙백(2)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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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mono at 2004/05/11 04:43

제목 : 불만스러운『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문호와 헌준에게 있어서 선화란 무슨 의미였을까, 과연 그들이 선화를 미래라고 생각한걸까. 아무래도 영화를 보고나니 영화의 제목인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는 반어법인 모양이다. 허울좋은 지식인에 아~티스트이자 속물냄새 풀풀나는 이 생뚱맞은 남자 캐릭터 둘을 재료로 잊혀진 과거의 연인을 찾아 떠나보내는 "여자는.."은 이번에도 역시 가상현실 게임내지는 실험 보고서와 같은 형식을 띄고 있다.캐릭터들은 영화적으로 잘 정제된 상황안에서 그들이 할 법한 (혹은 우리들이 할법한) 대사들을 읊어대며 상황에 맞게 인간을 드러낸다......more

Tracked from unwated body at 2005/04/15 13:27

제목 : 남자는 여자의, 여자는 남자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Woman Is the Future Of Man 1. 이글을 보니 홍상수에 대해 떠들던 한 친구가 생각납니다. 한참 홍상수의 초기 영화들, 돼지- 나, 강원도를 보았을 때의 쇼킹함 같은 것에 흥분해서 일상의 판타지성과, 판타지적 일상에 모든 찬사를 보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때 나의 찬사를 못마땅해하던 한 친구였습니다. 세상의 팔할이 섹스와 섹스로의 충동, 그리고 섹스로서의 충동이라는 프로이트적 세계관을 신랄하게 비웃던 친구죠. 결국 그 친구는 홍상수의 행로로서 자신의 주장을 나......more

Commented by 신똘 at 2004/05/10 15:27
정말..별루란 말입니까?? 지금 예매하러 눈앞에 두고있는데..
귀 얇은 나로써는 이렇게 되면 상당히 고민에 들어가는데..
음...음...
Commented by Lucifer at 2004/05/10 15:46
음, 홍상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여전히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이런 얘기 어딘가에서 했다가 홍상수팬인 친구놈한테 혼나기도 했구요^^;
하지만 확실히 재미는 없어요 ^^;
Commented by 라이어 at 2004/05/10 16:22
전 홍상수 영화 볼 때 가끔. 여자를 맹-하게, 알고보면 여자들이 더 속물이야, 뭐 이런 식으로 그리는것 같아서 기분이 안좋을 때가 있더라구요.
Commented by nipple at 2004/05/10 16:29
보려고 했었는데, (사실 홍상수 영화는 하나도 본적이;;)
그냥 비디오 나오면 봐야겠네요. 헷헷.
Commented by Lucifer at 2004/05/10 17:36
라이어님/ 반갑습니다. 홍상수나 김기덕 씩이나 되는 감독들이 그런 식으로 여자를 묘사하기 때문에 더 기분이 안좋은 거 같아요. 누구도 "그녀는 간첩"같은 영화에서의 여성상을 문제 삼지는 않죠.

nipple님/ 아, 반갑습니다. 몸은 좀 좋아지셨는지. ^^;
이런게 입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_-^ 푸훗.
건강하세요 ^^
Commented by 나특한 at 2004/05/11 11:28
곱씹어보면 의미가 이해되기도 한다지만. 이번 영화는 섹스를 본게임으로 연애를 미니게임으로 넣어둔게 아닌가 싶어요.
어찌됬건 저로선 공감할 수 없는 맥락입니다. -0-
Commented by Werthers at 2004/05/11 11:30
어제 밤에 혼자 이 영화를 보았죠....지현이가 이 블로그 한번 보라고 해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전,,,,뭐 이 영화에 대해 더 첨가할 의견이 없네요....
제 생각과 너무 똑같아서...
Commented by Lucifer at 2004/05/11 11:37
나특한님/ 사실, 이영화를 보고 포스팅을 할까말까 고민했었는데, 나특한님 블로그에 약속드린바 있어서 올려봤습니다. 사실, 괜찮은 영화일줄 알았거든요, 흠흠. 저도 공감불가합니다.

Werthers님/ 반갑습니다. 지현누이 아시는 분인가봐요. 저도 금요일밤 퇴근 후에 혼자 가서 몰래봤습니다. 허탈했습죠.
Commented by lemonade4 at 2004/05/12 10:16
음.어느덧 Lucifer님은 입소문의 진원지가 되가고 계신듯.최소한 저한테는 말이죠.^^;
Commented by Lucifer at 2004/05/12 10:41
저는 님께 더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정보를 주셔서 제 영혼이 황홀해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수선 at 2004/05/13 00:28
홍상수가 여자를 도구화한다는 건 맞는 거 같애. 그런데 여자를 도구화하는 남자를 보여주는 것도 확실히 맞는 것 같애. 그런 남자들의 어처구니 없는 웃김 같은 걸 확 터뜨리는 것에 특화되었달까 하는... "씨네21"기사를 인용하자면 '자포자기' 했다는 것. <생활의 발견> 은 그게 아주 성공적으로 된 경우인 것 같고, 이 영화는 안봐서 모르겠구먼.
김기덕은, 똑같이 여성을 도구화하거나 비하하지만, 문제는 도구화하고 비하하는 남성 캐릭터를 찐득하게 불쌍한 존재로 만들어 그들을 위해 변명해준다는 점이 아주 나쁜 거라고 보는데.
둘 다 건강한 건 아니지만 홍상수는 적어도 자기 비판적인 점이 분명히 있었다고 봐. 그게 코메디의 힘이기도 하고. 비판 후에 대책이 전혀 없다는 건 여전히 문제겠지마는...적어도 알고는 있다는 거지. 김기덕은 잘 알지도 못하고 포기도 못하고, 이해못할 방식으로 혼자 해결하려 하는 게 문제가 아닐까... 그 종교적인 척 하려는 거 하며 구원 운운하는 요상한 근성...근데 <여자는...>은 진짜 안봐서 어떤지 모르겠다. 스토리 자체가 좀 싫긴 하더라. (으아 길었다! 미안!!!!)
Commented by Lucifer at 2004/05/13 11:11
수선누이/ 많이 써줘서 좋은데, 뭘.
여자를 도구화하는 남자를 보여주고, 그것을 우습게 만들어 주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은데, 그게 자기비판적인 지는 잘 모르겠어. 하긴, 내가 여자가 아니라서 모를지도. -_-; 이상하게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더 많이 웃더라고, 영화를 보는데. 그런 차이일까?
가끔은 내가 여자가 아니라서 이해못하는 것들이 많다는 걸 깨닫고는 흠칫 놀라거나, 괜히 우울하거나, 소외되는 느낌이 든다,라고 하면 우습나.
Commented by 수선 at 2004/05/14 01:33
음 여자라서...이기도 하겠고
난 기본적으로 뭔가를 우습게 본다는 것에 이미 비판적 시선이 들어가 있다고 봐. 그리고 그 까발린다는 것이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거니까.
그렇지만 영화 하나에 대해서는 훨씬 더 정교한 분석과 해석이 필요하니까...그치만 난 그냥 이런 식으로 뭉뚱그릴란다 후훗
Commented by Lucifer at 2004/05/14 08:18
그런건가, 흠. 문제는 그럼, "알고는 있다, so what?" 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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